프리랜서가 높은 보수를 받는 방법
프리랜서들의 입장에서나 의뢰자 입장에서 모두 보수가 가급적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되기를 원할 것이다. 문제는 그 합리적이란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오늘은 프리랜서의 입장에서 높은 보수를 받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번역가의 사례를 들어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분야의 프리랜서에게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본 글을 유심히 보고있을 나의 의뢰인들께서는, 앞으로 프리랜서들과 협상함에 있어, 이 글을 참조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는 보수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전에 무엇보다 보수를 결정짓는 것은 무엇보다 ‘실력’이다. 실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높은 보수를 받으려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라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오늘 그것을 넘어선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선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면 그다음은 ‘저평가’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니, 더 나아가 고평가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생각해 볼 것은 무엇일까. 크게 근거, 범위, 신뢰이다. 왜냐하면 이 세가지가 적절히 조합되어 의뢰인과 프리랜서의 입장을 조화롭게 반영한 보수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그럼 이 세가지를 어떻게 조합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첫째, 근거를 제시한다.

근거만큼 강력한 힘을 가져오는 것은 없다. 그 근거란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표준 가격표가 될 수도 있고, 지금까지 거래한 가격의 통계치가 될 수도 있다. 숫자로 구성된 가격표나 수식을 제시할 수 있다면 당신 요구에 힘이 실릴 것이다. 아, 물론 그 요구가 당신 입장에서는 맞을 수 있지만, 상대방이 제시하는 것과 맞지 않으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음은 사실이다. 당신이 프리랜서라면 일감을 하나 놓칠 수도 있고, 의뢰인이라면 또 다른 프리랜서를 찾기 위해서 시간과 리스크라는 기회비용을 소비해야 한다. 하지만 숫자로 된 근거는 당신의 주장에 타당성을 부여하며, 최소한 상대방이 제시한 가격과 당신이 원하는 가격이 다르다는 상황을 구축하여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다. 협상? 그런거는 머리 아프다고? 그럼 그냥  거부하거나 상대방이 제시하는 가격을 받아들여도 된다. 그것도 하나의 방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협상법 한 두가지를 익혀도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의뢰인과 번역가가 서로 다른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서 상호간에 협상이 필요할 때는 다음 방법을 활용해 보도록 하자.

범위를 제시한다.

프리랜서 번역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의뢰자 입장이라면 역으로 활용하면 된다. 만약 의뢰인 또는 번역 회사가 프리랜서 번역가인 당신에게 제안한 번역료가 45만원이라고 하자. 그런데 당신은 48만원은 받았으면 좋겠다. 이때는 “저는 이정도 번역건이면 50만원은 받는데요. 못해도 48만원은 받아야 되겠어요.” 이 말이 전달되는 순간 의뢰자와 프리랜서 번역가 사이에는 상이한 논리 구조가 형성된다. 의뢰인 머리속에서는 최후 방어선이 48만원이 되는 것이고, 프리랜서 번역가인 당신 머리속에서는 (내색은 하지 않지만) 48만원이 희망 가격이 되는 것이다. 두 사람의 머리속에서 45만원과 50만원이라는 가격은 이미 잊혀져 버린다. 그래서 최종 가격이 48만원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의뢰인이 명심해야 할 사실은 프리랜서 번역가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품질 하락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며, 반대로 프리랜서 번역가가 명심해야 할 사실은 비용이 높아지면 그만큼 의뢰인의 기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렇게 ‘돈 적게 받았으니 날림으로 한다.’는 사고 방식을 아주 혐오하지만, 프리랜서 번역가 가운데 그런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나는 드물게 그런 사고 방식을 버리고 ‘안하면 안했지, 일단 맡은 것은 날림으로는 안한다.’는 생각을 가진 번역가를 만나게 되면 놓치지 않기 위해서 무척 애를 쓴다. 그리고 좋은 일감이 끊기지 않게 몰아준다.

신뢰를 제시한다.

만약 프리랜서 번역가가 “제가 이제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적 없었잖습니까.”라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왠만한 협상을 자기 입맛에 맞게 이끌어 갈 수 있다. 당연히 번역료도 높게 책정될 것이다. 내가 알고 지내는 번역 회사의 PM(프로젝트 메니저)들이 입을 모아 하는 하소연은 “믿고 번역을 맡길 번역가가 없다.”다. 믿기지 않는가. 그런데 정말이다. 툭하면 연락 두절되고, 툭하면 납기일 어기니, 번역 회사 담당자 입장에서는 그런 프리랜서 번역가들에 진절머리가 날만도 하다. 모든 번역 회사들은 각 번역가별로 신뢰도를 평가한 데이터 베이스를 갖고 있다. 그리고 회사가 아닌 개인 의뢰인들은 파일로 정리된 데이터 베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가 믿을 사람이고 믿어선 안되는 사람인지 기억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부터도 함께 일하는 번역가들의 신뢰도를 축적한 데이터 베이스를 갖고 있다. 나의 경우는 효율성을 위해서 이메일에 독창적인 신뢰도 체크 시스템을 고안하여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 단 한번이라도 믿음을 저버린 번역가가 있다면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화면 한쪽에 붉은 색으로 경고표시가 뜨도록 하고 있다. 그런 번역가에게서는 아무리 화려한 스펙의 지원서가 도착해도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휴지통으로 보내버린다. 물론 우수한 번역가의 경우에는 이메일이 별도의 공간으로 모이게끔 하고 있다. 전과기록이 경찰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VIP룸이 백화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과연 어려운 일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간단한 원칙 몇가지만 지키면 머지않아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 프리랜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몇가지를 지키지 못해서 미운 오리새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프리랜서는 1인 기업과 마찬가지다. 혼자서 어떠한 방식으로 일해서 얼만큼의 신뢰를 쌓았느냐에 따라서 그 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것이다

 
[ Fontsize:Big Normal Small ]  [ Print ]  [ Back ]  [ Top ]  
 

Copyright © 2002-2024  www.translationsimple.com                                                                  info@translationsimple.com                                                              Web design by SimpleTouch Design